[커플/없음] For. wgreen - 없음

written by. 아스카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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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03.24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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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7.15 update
* 화이트그린님의 아마데우스를 복습하다가 쓰게된 글. 보고싶어요, 그린님.
* 제 감동으로 쓰여진 이 글, 을 보는 당신에게도 감동이 일기를 바랍니다. 가장 솔직한 문체로 제 마음을 썼습니다.


저에게 감동을 선물해준 화이트그린 님께 이 글을 바칩니다.
Written by. Askfro



  바로 눈에 보이는 벤치에 가 앉았다. 왼쪽 다리에 찌릿찌릿 전해지는 고통을 더이상은 견딜 수 없었다. 고개를 들었다.
  지는 해가 물들인 하늘을 찬양해야하는 걸까, 해가 질 때 돋보일 수 있게 해주는 하늘을 찬양해야하는 걸까, 이 상황을 마냥 아름답게 보이도록 한 너를 찬양해야 하는 걸까. 선녀의 옷이 이보다 예쁠까, 요정의 요술이 이보다 신비로울까. 마음 속에 뭉글뭉글 피어오르는 이 감정을, 나는 어째야 하는 걸까. 누군가를 찌르고 싶단 충동이 일 때도 있었다. 난 본래 착한 녀석이 아니여서 너를 못 믿었고, 미워했으며, 몰아세웠다. 그렇다 하더라도 너는 언제나 천상의 하모니로 나를 보듬어줬다. 나에게 위로를 건냈고 나에게 사랑을 건냈다. 착하진 않아도 나도 사람이다. 네 손길에 나는 변했고 네 눈길에 나는 바뀌었다. 이 모든 것이 네가 만든 것이다. 아, 그래, 너다. 네가 바로 창조주이다. 이 세상의 창조주는 아닐지라도 내 창조주는 너다. 그래, 네가 나를 변화시켰단 말보단 네가 나를 다시 지었다는 말이 어울리겠다. 아무도 내게 주지 않았던 감정을, 너는 줬다. 나는 완성품이 아니었을 지도 모른다. 네가 내게 감정을 전하면서야 내가 비로소 완성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 것이다. 아니라기엔 이전에 나를 더이상은 찾을 수 없다. 그 정도로 나는 바뀌었다. 너때문에 말이다.
  산을 돌아봤다. 구름이 산을 타고 올라가고 있다.
  네가 언젠가 내게 말했지. 저 구름들은 하늘로 가기 위해 조금씩이나마 올라가고 있는 것이라고. 너는 구름이 된다 했지. 하늘에 가고 싶댔어. 그곳에는 아픔이 없다며. 돌이켜보면, 너 또한 결점이 있었던 것 같다. 나한텐 한없이 완벽했던 너이지만 너도 사람이기에 결점이 있었다. 넌 사람이 아니라 신인데? 아, 그래. 넌 내게만 신이었다. 그렇기에 너는 나한테만 완벽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너는 내 곁을 떠났다. 신이 평범한 인간하곤 오래 못 있어서 그런지, 네가 내 앞에 안 보인지 오래다. 나는, 네가 어디로 갔는지 무엇이 됐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그래도 짐작컨데 아마 너는 구름이 되지 않았나 싶다. 네가 내게 말하던 건 구름뿐이었다. 그러니 구름이 됐겠지. 아니면 이 비천한 백성은 갈 곳이 없을 때 발길을 돌릴 데가 없다. 그러니 나는 네가 구름이 됐노라 믿을 것이다.
  툭 툭, 아까 잠시 끄쳤던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차가운 비는 지는 태양을 먹고, 대지를 식힌다. 지면에 열이란 열은 모두 앗아간다. 그렇게 모두를 식히는 비가 나에게만 유독 포근하게 내린다. 네가 내려주는 것이라 그런가. 위에 있는 따뜻한 공기가 내려오며, 비에 식은 아래 공기가 살며시 들린다. 나는 그 공기와 함께 들려 올려간다. 나도 이제 구름이 될 수 있는 건가? 눈을 떴다. 그러나 아무것도 안 보인다. 하지만 천사의 날개가 품었을 때 만큼, 아니 그보다도 더, 포근하다. 다시 눈을 감고 그 품에 편히 기댔다.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하다. 아니, 여기가 내 집이구나란 생각이 든다. 집에 돌아오니 나는 다시 완벽해졌다. 나는 또 한 번 다시 완성됐다. 아픔도 고통도 없도록. 숨이 넘어가도록 아름다운 하모니가 나를 반겼다. 돌아온 걸 환영해. 비는 아래로, 여전히 내렸고, 나는 위로, 영원히 올려졌다. 빗소리가 잣아들다 없어졌다. 이제 남은 건 천상의 하모니를 감상하는 것 뿐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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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5 리하(그린님의 블로그)에 남긴 글.


  오랜만이에요. :)

  3악장 감상은 안 드렸죠? 그래서 더욱 오랜만인 것 같네요. ㅎㅎ

  3악장 감상은 쓰다가 마음에 안 들어서 다시 쓰다 바빠져서 못 썼네요. 아마 그 감상은 못 드리지 않을까 싶어요. 3악장 감상만 쓰기에는 그 때의 느낌이 잘 안 살아나네요.

  짧게만 말씀드리자면 3악장 읽으면서 울었어요. 감동이었을까요, 사무침이었을까요, 아니면 억눌린 무언가였을까요. 잘 모르겠어요. 기억도 안 나고 그때 당시 제게 물어도 대답 못 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확실히, 3악장도 감동이었고 그렇기에 저는 3악장에 대한 얘기도 꼬옥 그린님께 해드릴 거에요. 감동은 표현하라고 있는 것이잖아요? ㅎㅎ 아마 바쁜 일이 끝나면 아마데우스 총 감상을 갖고오지 않을까 싶어요. 꼬옥 그렇게 할꺼에요. 하겠죠.. 아마.. 아마.. (   ' _')

  아마데우스는 생각날 때 마다 꺼내서 읽어요. 힘들 때, 제 자신이 장할 때, 심심할 때, 그냥 생각날 때. 봐도봐도 새롭고 봐도봐도 제 안에서 그들이 살아나요. 얼마 전에는 제가 아는 언니랑 저랑 트위터로 대화를 하는데 맨션에 '예쓰' 라고 보내는 바람에 히스가 생각났어요. 그 언니가 그럴 때 마다 히스가 생각났긴 한데, 요즘 좀 지쳐있어서 그런지, 히스 생각에 아마데우스에 대해 주욱 생각하다 어제 아마데우스 중 제가 좋아하는 부분들을 다시 읽었어요. 뮌헨의 보석이 다뉴브의 밤을 교수님들 앞에서 공개하고 한국의 혁명을 울려퍼지는 부분까지.(물론 그 뒤도 더 읽었지만..ㅎㅎ) 읽다가 갑자기 감동을 받았어요. 울음이 북받치고 해서 그냥 글을 써내려 갔어요.

  제가 얘기한 적 없죠. 저는 어렸을 적에 (아주 어이없게ㅎㅎ )다리를 다친 적이 있어요. 으스러지지 않은게 다행이었던 사고였죠. 그때 이후로 다리, 발목을 자주 다쳤어요. 그래서 깁스를 엄청 해봤죠. 목발도 많이 짚어봤고. 그래서 쥰이, 그림자가 절둑거릴 때 더 감정을 이입해서 봤던 것 같아요. 어쩌면 글에서 그림자가 생각날 수도 있고, 아마데우스가 생각날 수도 있는 거에요. 아마데우스에서 받은 감동을 표현한 글이니까요. 물론 아마데우스 내용과는 관계 없는 내용이지만요.

  이제것 글을 꽤 써 왔는데, 이 글을 쓸 때처럼 솔직하게 쓴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썼어요. 말 그대로. 제가 받은 감동 그대로. 어떻게 써야 잘 보일까, 어떻게 써야 좀 더 세련되게, 혹은 깔끔하게 보일까. 이런 생각 않고 썼습니다. 그린 님께 드리는 글은 다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제가 그린 님께 든 감상글을 차마 못 보겠어요. 그때 당시 제가 너무 그대로 드러나있어서. 이런 저를 이끌어내는 그린 님은 엄마? 히히 아.. 저 정신줄 놨나봐요. 그래도 그린 님은 언제나 짱짱.ㅎㅎ

  그냥 가볍게 안부 묻고 글을 드린다는 게 이렇게 길어졌네요. 밑에부터는 제가 어제 쓴 그 글입니다. 아마데우스의 감동을 전해받아 쓴 글이기에 그린님께 드리고 싶어요.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봐주세요. ㅎㅎ 그럼 전 이만 가겠습니다. 다음에 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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